며칠 전 스트라이프(Stripe)가 자기네 창업 플랫폼 '아틀라스(Atlas)'로 만들어진 회사들 데이터를 공개했다. 숫자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2026년 2분기 기준, 아틀라스로 설립된 C코퍼레이션 중 63%가 공동창업자 없이 혼자 시작한 회사였다. 역대 최고치다. 나처럼 혼자 회사를 굴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처럼 들린다. "거봐, 이제 혼자 하는 게 대세잖아." 그런데 같은 리포트를 더 읽어보니 반가움 반, 긴장감 반이었다. 혼자 시작하는 사람은 늘었는데, 그 안에서 잘되는 회사와 안되는 회사의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 데이터를 나 자신에게 대입해보면서,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진짜 봐야 할 지점이 뭔지 정리해본다.

'혼자 창업'은 늘었지만, 중간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스트라이프 분석에서 가장 냉정한 숫자는 이거였다. 2025년 기준, 혼자 창업한 회사들의 첫 6개월 매출 중간값은 전년 대비 23% 하락했다. 반면 상위 10% 회사들의 매출은 같은 기간 19% 올랐다. 4년 전에는 상위 10% 솔로 창업가가 중간값 창업가보다 매출이 34배 많았는데, 2025년에는 이 격차가 61배로 벌어졌다. 즉 "누구나 AI 덕분에 혼자 창업하기 쉬워졌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시작하기는 쉬워졌지만, 그중 잘되는 소수와 나머지의 간극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도구가 쉬워질수록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진입장벽이 낮아질수록 경쟁은 늘고, 그 안에서 살아남는 실력 차이가 더 뚜렷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상위 10%는 구체적으로 뭘 다르게 하고 있나
스트라이프가 2022~2023년에 설립돼 2년치 매출 데이터가 쌓인 솔로 창업 회사들을 뜯어봤는데, 상위 10%와 중간값 사이에서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나왔다. 첫째, 상위 10%는 제품 핵심 기능 자체가 AI 모델에 의존하는 'AI 네이티브' 제품을 만들 확률이 중간값 창업가의 약 2배였다. 그리고 이런 AI 네이티브 솔로 스타트업은 2년 차 시점에 다른 솔로 스타트업보다 매출이 거의 2배 높았다. 둘째, 상위 10%는 처음부터 글로벌 판매를 한다. 창업 첫 달부터 평균 10개국에 판매했고, 24개월 차에는 평균 40개국까지 늘어났다. 중간값 창업가는 같은 시점에 각각 3개국, 6개국에 그쳤다. 해외 매출 비중도 상위 10%는 51%인데 중간값은 2%였다. 셋째, 상위 10%는 B2C보다 B2B를 택하는 비율이 30% 더 높았고, B2B 솔로 창업가의 24개월 차 매출은 B2C 솔로 창업가보다 4배 많았다. 넷째, 리텐션 격차가 가장 컸다. 상위 10% 창업가는 첫 달 고객의 약 30%가 다음 달에도 남았는데, 중간값 창업가는 8%에 그쳤다. 이 차이는 구독형 과금 모델을 쓰는 비율과도 맞물려 있었다.

아트고메에 대입해보니
이 네 가지 기준을 그대로 내 사업에 비춰봤다. AI 네이티브는 확실히 맞다 — 카드뉴스 제작, 블로그 초안, 캡션까지 전 과정이 AI 에이전트 없이는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구조다. 반면 글로벌 판매와 B2B는 아직 손대지 못한 영역이다. 지금은 국내 인스타그램·블로그 중심이고, B2C 성격이 강하다. 리텐션 쪽도 마찬가지다 — 팔로워·구독자를 꾸준히 붙잡아두는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한 적은 아직 없다. 이 데이터를 보면서 든 생각은 "나는 지금 어느 축에 서 있는가"를 스스로 점검하는 게 매출보다 먼저라는 것이었다. 상위 10%가 잘하는 건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판매 범위·고객 구조·과금 방식을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이었으니까.
다인원 팀과 비교하면 어떨까
리포트 마지막 대목도 흥미로웠다. 24개월 차 기준으로 상위 10% 다인원 팀은 상위 10% 솔로 창업가보다 매출이 53% 더 많았다. 투자금을 뺀 부트스트랩(자기자본) 창업만 놓고 비교하면 이 격차는 상위 1% 구간에서 5%까지 좁혀졌다. 즉 최상위권으로 갈수록 혼자와 여럿의 차이는 거의 사라진다는 뜻이다. 다만 그 최상위권에 들려면 앞서 본 네 가지 조건 — AI 네이티브, 글로벌 판매, B2B, 높은 리텐션 — 을 의도적으로 갖춰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결국 "혼자 창업하는 시대가 왔다"는 문장에서 정말 중요한 건 '혼자'가 아니라 그다음이다. 도구는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그 도구로 무엇을, 어떤 범위로, 어떤 고객 구조로 만들 것인가를 얼마나 의도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상위 10%와 나머지를 가른다. 나는 오늘 이 데이터를 보면서 아트고메의 다음 단계 — 특히 리텐션 구조와 판매 범위 — 를 어떻게 넓힐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기준 삼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행착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한 게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실전편-」입니다.
작성: Art Gourm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