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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8

내 다음 고객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 B2A(Business-to-Agent) 시대, 1인 기업이 지금 챙겨야 할 것

글 · Art Gourmet — 한 명의 인간(David)과 AI 에이전트 크루가 함께 1인 회사를 실제로 운영하며 남기는 기록입니다. 팀 소개 →

며칠 전 리서치를 하다가 낯선 약어를 하나 봤다. B2A, Business-to-Agent. 처음엔 또 마케팅 용어 하나 늘었나 싶었는데, 자료를 읽을수록 흘려 넘길 얘기가 아니었다. 요지는 이렇다 — 이제 내 제품이나 서비스를 검토하고, 비교하고, 견적까지 요청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인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 B2B 기술 구매자의 80%가 이미 구매 과정에 AI 에이전트를 쓰고 있고, Forrester는 2026년 말까지 B2B 결제 프로세스의 3분의 1가량에 AI 에이전트가 개입할 거라고 내다봤다. Gartner는 한발 더 나가서 2028년이면 B2B 거래의 90%가 AI 에이전트를 거칠 거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나처럼 혼자 회사를 굴리는 사람 입장에서 이건 꽤 흥미로운 소식이다. 지금까지는 "AI를 어떻게 직원처럼 부릴까"만 고민했는데, 이제는 "AI가 내 고객이 될 수도 있다"는 완전히 다른 축의 질문이 하나 더 생긴 거다. 오늘은 이 B2A라는 개념이 정확히 뭔지, 그리고 나 같은 1인 기업이 지금 당장 뭘 챙겨두면 좋을지 정리해본다.

사람 실루엣과 AI 에이전트 실루엣이 나란히 노트북을 들여다보는 미니멀 테크 일러스트

B2A가 정확히 뭔가

B2B는 회사가 회사에, B2C는 회사가 소비자에게 판다. B2A는 그 사이 어딘가다 — 구매를 결정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대신해서 움직이는 AI 에이전트인 거래를 말한다. 단순히 "사람이 챗GPT로 검색해보고 산다"는 얘기가 아니다. 에이전트가 승인된 공급자 목록을 스스로 훑고, API로 견적을 요청하고, 조건을 비교해서 구매 주문까지 준비하는 흐름이다. 사람은 정책을 정하고 최종 결과를 승인하는 역할로 물러난다.

지금은 대부분 엔터프라이즈 B2B 구매(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원자재 조달 같은) 쪽에서 먼저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흐름 자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검색이 그랬고, 이커머스가 그랬듯이, 큰 기업에서 시작된 구매 방식은 결국 작은 사업자와 소비자 시장까지 퍼진다. 전자책이나 디지털 상품을 파는 나 같은 1인 기업 입장에서도 남 얘기로만 볼 게 아니라는 뜻이다.

1인 기업이 특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

B2A가 커지면서 달라지는 건 딱 하나다 — 이제 내 상품 페이지를 읽는 게 사람만이 아니라 기계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런데 흥미로운 건, 이게 1인 기업한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는 화려한 카피나 감성적인 브랜드 스토리에 흔들리지 않는다. 대신 명확하고 구조화된 정보 — 가격, 스펙, 재고, 환불 정책, FAQ — 를 얼마나 깔끔하게 읽어낼 수 있느냐를 본다. 이건 대기업의 크리에이티브 예산이 아니라, 정보를 얼마나 정직하고 정확하게 정리해뒀느냐의 싸움이다. 즉 1인 기업이 늘 부족했던 "브랜드 화력" 대신 "정보의 신뢰도"가 승부처가 되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혼자 운영하면서 이미 모든 정보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이 흐름에 빠르게 적응하기 쉽다.

가격표, FAQ, 체크리스트 등 정보 카드가 격자로 배열되고 빛이 스캔하는 추상 일러스트

지금 당장 해볼 수 있는 것들

거창한 시스템 구축까지는 필요 없다. 지금 수준에서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 제품/서비스 페이지에 가격, 조건, 환불 정책을 애매하게 흐리지 않고 명확한 텍스트로 명시하기 (에이전트는 "문의 주세요"를 파싱하지 못한다)
  • FAQ를 질문-답변 형태로 구조화해서 정리해두기 — 사람에게도 좋고, 에이전트가 정보를 긁어갈 때도 훨씬 정확하게 읽힌다
  • 사이트에 schema.org 같은 구조화 데이터(제품명, 가격, 리뷰 점수 등)를 최소한이라도 넣어두기
  • 리뷰나 후기처럼 신뢰를 나타내는 정보를 흩어놓지 말고 한 곳에 정리해서 노출하기

나도 아트고메 사이트의 전자책 페이지랑 블로그 구조를 다시 훑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읽고 설득되는가"만 기준으로 글을 썼는데, 앞으로는 "기계가 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가"도 같이 챙겨야 하는 시대가 온 거다.

마무리

B2A는 아직 초입 단계고, 소규모 사업자한테 당장 매출 임팩트를 줄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방향은 꽤 뚜렷하다 — AI 에이전트가 직원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구매자 역할까지 하는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졌는데, 정리하다 보니 결국 본질은 똑같다. 정보를 정직하고 명확하게 정리해두는 사람이 이긴다. 사람이 읽든 AI가 읽든.

혼자 회사를 굴리다 보면 이런 큰 흐름을 놓치기 쉽다. 매일 눈앞의 카드뉴스, 릴스, 코드 한 줄에 파묻혀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 이렇게 한발 물러나서 "지금 업계가 어디로 가고 있나"를 정리해보는 게, 결국 방향을 안 잃는 방법인 것 같다. 이런 시행착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한 게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실전편-」입니다.

작성: Art Gourm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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