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매일 쓰다 보면 이상한 걸 하나 발견하게 됩니다. 글은 늘었는데, 블로그 방문자가 안 늘어나는 순간이 옵니다. 검색 순위는 나쁘지 않은데 클릭이 안 됩니다. 처음엔 "내 글이 재미가 없나" 싶었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이건 글솜씨 문제가 아니라 검색이라는 판 자체가 바뀌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사람들이 이제 검색 결과를 클릭하지 않습니다. AI가 요약해준 답만 읽고 나가버리거든요. 그래서 요즘 마케팅 쪽에서 계속 나오는 단어가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생성형엔진최적화)입니다.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을 목표로 하던 SEO에서, "AI의 답변 안에 내 글이 인용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얘기죠. 오늘은 이 변화가 실제로 얼마나 큰지 숫자로 확인하고, 저처럼 코딩 모르는 1인 기업이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만 추려보겠습니다.

숫자로 보면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체감이 아니라 데이터입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2025년 7월에 발표한 조사가 대표적입니다. 성인 900명의 실제 브라우징 기록(2025년 3월, 구글 검색 68,879건)을 분석했더니, AI 요약이 뜬 검색에서 일반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8%였습니다. AI 요약이 없는 검색에서는 15%였고요.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겁니다. 더 뼈아픈 건 AI 요약 안에 있는 출처 링크를 클릭한 비율인데, 전체 방문의 1%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AI 요약을 본 사람은 그냥 브라우징을 종료해버리는 비율이 26%로, 요약이 없을 때(16%)보다 높았습니다.
이후 나온 업계 분석들도 방향이 같습니다. Seer Interactive는 2024년 6월부터 2025년 9월 사이 AI 요약이 뜨는 검색어의 오가닉 클릭률이 61% 떨어졌다고 봤고, Ahrefs는 상위 노출 페이지의 클릭률이 58%가량 낮아지는 상관관계를 보고했습니다. (조사 기관마다 측정 방식이 달라서 숫자는 제각각입니다. 정확한 수치보다 "방향이 일치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구글은 퓨리서치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한 바 있고요.)
그런데 반대 방향의 숫자도 있습니다. Previsible의 2025년 AI 트래픽 리포트에 따르면, AI를 통해 유입된 세션은 2025년 첫 5개월 동안 전년 대비 527% 늘었습니다. 총량은 아직 작지만 증가 속도는 폭발적이라는 거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검색에서 오던 물길은 마르고, AI에서 오는 새 물길이 뚫리고 있다. 문제는 새 물길이 뚫리는 곳에 내 글이 있느냐입니다.
GEO는 SEO와 뭐가 다른가 — '순위'가 아니라 '인용'
작동 원리를 알면 뭘 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ChatGPT나 퍼플렉시티, 구글 AI 요약 같은 도구는 답을 만들 때 RAG(검색증강생성)라는 방식을 씁니다. 쉽게 말해 웹 문서를 통째로 읽는 게 아니라, 질문과 의미가 맞아떨어지는 '문단 조각'을 골라 와서 그걸 재료로 답을 씁니다. 그리고 그 조각의 출처를 각주처럼 붙이죠.
여기서 SEO와 결정적인 차이가 생깁니다.
- SEO는 페이지 단위 경쟁입니다. 이 페이지가 이 키워드에서 몇 등이냐.
- GEO는 문단 단위 경쟁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뽑아 쓰기 좋은 조각이 내 글 안에 있느냐.
그래서 "글 전체가 좋다"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잘라내서 그대로 갖다 붙여도 말이 되는 문단이 있어야 합니다. 서론에서 분위기 잡다가 결론에서야 핵심을 말하는 글은, 사람에게는 잘 읽혀도 AI에게는 뽑아 쓸 게 없는 글입니다.

코딩 몰라도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것 5가지
제가 실제로 이 블로그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들입니다. 전부 글 쓰는 방식만 바꾸면 되는 일이고, 개발 지식은 하나도 필요 없습니다.
① 결론을 앞으로 뺀다. AI가 문서를 평가할 때 앞부분 비중이 큽니다. 첫 200단어 안에 "그래서 결론이 뭔데"에 해당하는 답을 한 번은 명확하게 써주세요. 뜸 들이는 도입부는 그다음입니다.
② 소제목을 '질문'처럼 쓴다. "GEO는 SEO와 뭐가 다른가" 같은 식이요. 사람이 실제로 검색창이나 챗봇에 칠 법한 문장으로 소제목을 달면, 질문과 문단이 의미상 붙습니다.
③ 목록·표·정의문을 늘린다. "A는 B다"처럼 딱 떨어지는 정의 문장, 번호 붙인 목록, 비교 표는 AI가 추출하기 쉬운 형태입니다. 반대로 문단 전체가 줄글 한 덩어리면 잘라 쓰기 어렵습니다.
④ 출처와 숫자를 본문에 박아둔다. "어디 조사에 따르면"이 아니라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7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으로 씁니다. 검증 가능한 고유명사와 날짜가 들어간 문단이 인용될 확률이 높습니다. 저도 이 글에서 그렇게 쓰고 있고요.
⑤ 저자와 날짜를 숨기지 않는다. 이름, 짧은 소개, 작성일과 수정일. 예전부터 구글이 강조하던 E-E-A-T(경험·전문성·권위·신뢰)가 AI 검색 시대에도 그대로 유효합니다. 오히려 AI가 널린 판이라 "이걸 직접 해본 사람이 썼다"는 신호가 더 귀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착각하면 안 되는 것
이걸 알고 나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은 "그럼 AI가 좋아하게 글을 쓰면 되겠네"였는데, 며칠 해보고 생각을 바꿨습니다.
첫째, GEO는 SEO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얹는 겁니다. 검색 유입이 줄었다고 해서 0이 된 게 아닙니다. 여전히 실제 클릭과 매출로 이어지는 건 검색 유입 쪽이 크고, AI 인용은 인지도와 신뢰도를 쌓는 쪽에 가깝습니다.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둘 다 가져가는 문제입니다.
둘째, AI에 최적화하겠다고 사람이 못 읽을 글을 쓰면 본전도 못 찾습니다. 위의 다섯 가지를 다시 보면, 사실 전부 "사람이 읽기 좋은 글"의 조건과 겹칩니다. 결론 먼저, 소제목 명확하게, 근거는 출처와 함께. AI 최적화라고 이름 붙었지만 실제로는 글쓰기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에 가깝습니다.
셋째, 아직 측정이 어렵습니다. 내 글이 어느 AI 답변에 몇 번 인용됐는지 정확히 아는 방법이 지금은 마땅치 않습니다. 관련 도구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초기 단계고요. 그래서 저는 당분간 "GEO 성과를 측정한다"기보다 "인용되기 좋은 구조로 습관을 바꾼다" 정도로만 잡고 있습니다. 측정 안 되는 걸 붙잡고 지표 만들다가 시간 다 쓰는 게 1인 기업에겐 제일 위험하거든요.
마치며
AI가 검색을 삼키는 흐름은 개인이 막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다만 물길이 바뀌면 그 옆에 자리를 옮겨 앉는 건 할 수 있죠. 다행히 1인 기업이 유리한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대형 매체는 조직 전체의 콘텐츠 구조를 바꾸는 데 몇 달이 걸리지만, 저는 오늘 쓰는 글부터 그냥 바꾸면 됩니다.
오늘 글 하나만 다시 열어보세요. 첫 문단에 결론이 있는지, 소제목이 질문처럼 생겼는지, 숫자에 출처가 붙어 있는지. 세 개만 고쳐도 시작입니다. 저는 이런 1인 AI 회사 운영의 시행착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서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실전편-」이라는 책으로도 묶어뒀습니다. 콘텐츠·마케팅 자동화를 혼자 굴리면서 겪은 삽질들이 궁금하시면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출처: Pew Research Center(2025-07), Search Engine Land, Seer Interactive AI Overviews CTR 분석(2025-11), Ahrefs CTR 분석(2025-12), Previsible 2025 AI Traffic Report
작성: Art Gourm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