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검색어에 적금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붙어 있는 기사 제목이 이랬습니다. "난 주식 다 빼서 은행으로 간다", "돈 짧게 굴려라". 수익이 안 나는 곳에서 돈을 빼서 확실한 쪽으로 옮기는 이야기죠. 사람들은 돈에 대해서는 이 판단을 꽤 잘합니다. 그런데 자기가 만들어둔 자동화에 대해서는 좀처럼 하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저는 두 달 가까이 인스타 자동 게시를 돌렸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카드 이미지를 만들고, 캡션을 쓰고, 영상으로 엮어서 두 개 계정에 올리는 파이프라인이었습니다. 사람 손은 거의 안 들어갔습니다. 잘 굴러갔고, 매일 정확히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에 그걸 껐습니다. 고장 나서가 아닙니다. 멀쩡히 도는 걸 일부러 멈췄습니다. 오늘은 그 판단을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자동화를 만드는 이야기는 인터넷에 많은데, 끄는 이야기는 거의 없더군요.

1. 고장이 아니라 '성공하면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상태
자동화가 망가지면 알아채기는 쉽습니다. 로그에 빨간 줄이 뜨고, 결과물이 안 나옵니다. 저도 자동화가 나흘째 멈춰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던 적이 있어서 그 뒤로는 감시 장치를 붙여뒀습니다.
문제는 고장이 아닌 실패입니다. 매일 성공하고, 매일 게시되고, 로그도 깨끗한데, 그 결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요. 제 인스타 자동화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게시는 100%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홈페이지로 들어오는 사람, 제품을 보러 오는 사람은 사실상 늘지 않았습니다. 숫자를 여기 적지 않는 건 제가 오늘 다시 확인하지 않은 값을 그럴듯하게 쓰고 싶지 않아서인데, 방향만 말하면 제자리였습니다.
이게 제일 위험한 상태입니다. 실패는 눈에 보여서 고치게 되는데, "성공하지만 무의미한" 자동화는 로그가 초록불이라 계속 돌아갑니다. 매일 잘 돌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점검을 미루게 만듭니다.
2. 채널마다 '성과급'을 매겨본다면 — 오늘 검색어에서 얻은 힌트
오늘 검색어에 성과급도 올라와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성과급 세부안을 이달 말 공개한다는 뉴스였습니다. 큰 회사는 이걸 매년 합니다. 누가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재고, 그에 따라 보상을 다르게 줍니다.
2인 기업에는 성과급을 줄 직원이 없습니다. 그런데 성과급을 매겨야 할 대상은 있습니다. 제가 돌리는 자동화 채널들이요. 각 채널은 실제로 돈과 시간을 받아 갑니다. AI 요금, 재인증에 들어가는 제 시간, 매일 결과를 확인하는 주의력. 그러면 받아 간 만큼 뭘 돌려줬는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채널별로 표를 만들어 봤습니다. 칸은 셋입니다. ①이 채널이 받아 가는 것(요금, 내가 손대야 하는 횟수), ②이 채널이 돌려주는 것(유입, 문의, 매출 — 느낌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것), ③껐을 때 잃는 것. 세 칸을 채우고 나면 판단이 놀랄 만큼 쉬워집니다. 제 경우 인스타는 ①이 꾸준히 나가고 ②는 비어 있었습니다. ③은 "매일 올라간다는 안심" 정도였죠. 그건 성과가 아니라 기분입니다.
반대편에는 홈페이지 글이 있었습니다. 검색으로 찾아 들어오는 글은 한 번 써두면 계속 남습니다. 이 글이 71편째인데, 앞의 70편은 지금도 그대로 있습니다. 같은 자원을 넣을 때 쌓이는 쪽과 흘러가는 쪽이 갈렸고, 그래서 흘러가는 쪽을 껐습니다. 오늘 검색어의 표현을 빌리면 짧게 굴려도 확실한 쪽으로 '유턴'한 셈입니다.

3. 자동화를 끄기 전에 확인한 네 가지
충동적으로 끄면 나중에 후회합니다. 저는 아래 네 개를 확인하고 껐습니다.
① 충분히 오래 돌렸는가. 콘텐츠 채널은 한두 주로는 판단이 안 됩니다. 저는 두 달 가까이 매일 돌렸습니다. 이 정도면 "운이 나빴다"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② 껐을 때 되돌릴 수 있는가. 저는 계정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예약 실행만 멈췄습니다. 코드도, 지금까지 올린 것도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켜고 싶으면 한 줄로 켜집니다. '끄기'와 '없애기'는 다릅니다. 되돌릴 수 있게 끄면 판단이 틀려도 손해가 작습니다.
③ 돌아가는 유지비가 뭔지 아는가. 자동화는 만들 때만 돈이 드는 게 아닙니다. 제 경우 가장 큰 비용은 AI 요금이 아니라 토큰이 만료될 때마다 제가 다시 로그인해줘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외부 서비스 인증은 몇 주에 한 번씩 조용히 끊어집니다. 그때마다 사람이 붙어야 하는데, 돌려받는 게 없는 채널에 그 시간을 계속 넣고 있었던 거죠.
④ 끈 자원을 어디에 넣을지 정했는가. 이게 빠지면 그냥 포기입니다. 저는 인스타에 들어가던 시간을 검색 유입 쪽으로 옮겼습니다. 끄는 결정은 옮기는 결정과 같이 나와야 합니다.
4. 반대로, 성과가 안 보여도 끄지 않는 것
공정하게 반대쪽도 적어두겠습니다. 성과가 안 보인다고 다 끄면 안 됩니다. 저는 두 종류를 남겼습니다.
첫째, 쌓이는 것. 검색으로 발견되는 글, 기록, 제품 설명처럼 오늘 반응이 없어도 자산으로 남는 것들입니다. 이건 성과가 늦게 옵니다. 늦게 오는 것과 안 오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석 달 뒤에도 이게 남아 있나?" 남으면 쌓이는 것, 흘러가면 아닌 겁니다.
둘째, 안전장치. 감시·알림·백업처럼 평소엔 아무 성과도 안 내는 자동화입니다. 이건 성과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남"이라서 표에 적힐 게 없습니다. 이걸 성과 없다고 끄면, 사고가 났을 때 알아챌 방법이 사라집니다.
정리하면 끄는 대상은 '자원을 계속 먹으면서 흘러가는' 것이고, 남기는 대상은 '쌓이는 것'과 '지켜주는 것'입니다. 에이전트를 몇 개까지 굴려야 하느냐는 따로 정리해둔 적이 있는데, 그 글이 '몇 개를 켤까'였다면 오늘은 '뭘 끌까'입니다. 둘은 같은 질문의 양쪽입니다.
마무리 — 늘리는 것보다 끄는 게 어렵습니다
자동화를 하나 더 만드는 건 재미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게 늘어나니까요. 반대로 끄는 건 재미가 없습니다. 내가 만든 걸 부정하는 것 같고, 두 달치 작업이 아까워집니다. 저도 하루 정도 미적거렸습니다.
그런데 켜둔 것이 늘어날수록 제가 매일 확인해야 할 것도 늘어납니다. 2인 기업에서 제일 빨리 바닥나는 자원은 요금이 아니라 주의력입니다. 돌아가는 걸 하나 끄면 그만큼 주의력이 돌아옵니다.
오늘 딱 하나만 해보신다면, 지금 돌아가는 자동화(또는 매주 습관적으로 하는 반복 업무)를 종이에 적고 각각 옆에 "이게 지난달에 나에게 돌려준 것"을 한 줄씩 써보세요. 빈칸이 나오는 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줄이 오늘 검토 대상입니다. 당장 끄지 않아도 됩니다. 빈칸을 본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코딩을 몰라도 이건 할 수 있습니다. 도구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뭘 그만둘지 정하는 일이니까요. 2인 AI 회사를 이런 식으로 켜고 끄며 정리해온 과정은 「AI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실전편-」에 담아뒀습니다.
작성: Art Gourmet · 본문의 인스타그램 자동 게시 중단은 2026년 9월 22일 실제로 내린 결정이며, 예약 실행만 멈춘 상태(재개 보류)입니다. 도달·유입에 대한 서술은 정성적 판단이고, 본문에 적지 않은 수치는 추정하지 않았습니다. 적금·성과급 관련 언급은 같은 날 검색 트렌드에 함께 표시된 뉴스 제목 범위에서만 인용했으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